지난 5일(현지시간) 개막된 `2003 북미 국제모터쇼'에서는 세계 차 업체 사이에 뜨겁게 불고 있는 `벽 허물기' 바람을 실감케하고 있다. SUV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차종에 대한 도전으로 라인업을 보다 강화, 세계 자동차시장의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 지난해 스포츠카의 명가인 독일 포르셰가 첫 SUV인 `카이옌'을 출시, 관심을 모은데 이어 올해 모터쇼에서는 아우디가 SUV인 폴크스바겐의 투아렉과 포르셰 카이옌의 플랫폼에 기반을 둔 스포츠 왜건 컨셉트카를 처음으로 공개, 조만간 스포츠 왜건차종에 진출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마세라티도 스포츠 왜건을 선보였는가 하면 소형차의 대명사인 폴크스바겐도 12기통의 초호화 럭셔리 세단인 `파에톤'을 모터쇼를 통해 미국시장에 등장시켰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자사 차량으로는 최초의 SUV인 XC90을 공개했던 볼보도 이번 모터쇼에서 전륜구동(FWD)형 XC90을 새롭게 내놓으며 신규진출 분야인SUV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닛산도 이번 모터쇼를 통해 미국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 픽업트럭 부문에 새롭게 진출, GM 시보레와 포드, 크라이슬러 닷지 등 픽업 트럭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3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와 함께 크라이슬러가 `크로스 파이어'와 `지프 리버티' 디젤 차량을 선보이며 빅3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럽차가 주도해 온 디젤차량 부문에 본격 진출했다. 이에 더해 GM이 이번 모터쇼에서 휘발유와 전기 엔진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양산차 모델을 공개하고 2007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간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방침을 밝혀 그동안 소형차를 중심으로 혼다와 도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에만 국한됐던하이브리드 차량 독주시대의 마감을 고했다. (디트로이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