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학계에서는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 전면으로 등장했다.

서울대 총장에 오른 정운찬 교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취임한 김중수 원장, 국산 로켓 발사에 성공한 채연석 박사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또 노무현 당선자의 브레인으로 참여한 교수들도 눈길을 끌었다.

거물급 경제학자인 정운찬 서울대 교수는 지난 7월 제23대 서울대 총장직을 맡자마자 갖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표,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할당제'.

출신 지역별로 일정 수의 학생을 의무적으로 뽑겠다는 이 계획은 곧바로 격렬한 찬반 양론을 불러 일으켰다.

DJ정부 들어 경제장관이나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자주 거론될 만큼 관가나 학계에서 인정받아 왔다.

김중수 원장은 지난 8월 치열한 경합을 뚫고 KDI 원장에 올라 주목받았다.

그는 경제학계에서는 드물게 '멀티 플레이어'로 꼽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장 등 학계는 물론 청와대 경제비서관, 조세연구원장, 초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사 등 공직을 두루 거쳤다.

이공계 분야에서는 채연석 한국한공우주연구원장과 배석철 충북대 의대 교수 등이 여론의 초점을 받았다.

채연석 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체추진로켓인 KSR-Ⅲ를 성공적으로 발사, 국내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이다.

배석철 교수는 위암 억제유전자를 발견, 암치료에 전기를 마련하는 공헌을 세웠다.

노무현 당선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았던 학계 인사들도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책수립과 집행 등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는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위 간사로 임명된 윤영관 서울대 교수, 서동만 상지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부각되고 있다.

경제분야에서는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김대환 인하대 교수,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친동생인 유종일 KDI 교수 등이 조명받고 있다.

또 의약분업 시행과정에 참여했던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김연명 중앙대 교수 등도 보건분야의 핵심 브레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