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대표적 제조업체인 고려시멘트㈜가 경영진과 사원, 대주주간 갈등이 심화돼 법정관리 졸업 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고려시멘트를 진정한 근로자 회사로 만들기 위해 결성된 근로자회사 추진위원회(이하 근추위)는 26일 성명을 내고 박재양 현 대표이사의 퇴진을 요구했다. 근추위는 "박사장이 하도급 업체인 I건설 김모씨로부터 1억7천여만원을 받은 사실을 사원들 앞에서 시인한데다 장모와 처가 대주주인 시멘트 판매회사와 자기거래를 하는 등 부도덕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추위는 또 "근로자들이 전 법정관리인을 고발하는 서명용지를 자신의 금품수수 등과 관련된 형사 고발사건 탄원서용으로 바꿔 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사장은 "하도급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거래회사에 처와 장모가 임원으로 있는 것은 사실이나 주식은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박사장은 또 "탄원서는 법정관리인을 고발하는 내용과 나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 2가지 목적으로 임직원이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이 날짜로 직원 선동을 이유로 김모씨 등 13명을 대기발령 및 전보 조치했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코리아 월스트리 구조조정회사(KWS)도 최근 현 경영진을 선임한 주총의 무효 소송을 내는 등 경영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려시멘트 명의로 박사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했다는 미확인 보도자료가 각 언론사에 유포되기도 했다. 지난 62년 설립된 이 회사는 95년 특수관계 회사인 덕산그룹의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지난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으며 임직원 340여명에 올 매출액이 1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