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이 미국과 스페인에 나포됐다 풀려난 북한화물선 서산호에 실려있던 스커드 미사일 15개의 구입자로 확인됐으나 미사일 구입동기에는 의문점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스커드 미사일이 잠재적 적에 대한 군사적 효용이 크지 않고 예멘 주변에는 스커드 미사일로 공격할 만한 적국의 목표물도 없다고 지적했다. 스커드 미사일이 쉽게 재판매될 수 있다는 점도 의문을 더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걸프전 때 이라크를 지지했으며 미국 편에 선지금도 이념적으로는 이라크와 밀접한 관계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일부 관리들은 예멘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수억달러의 원조를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는 북한에서 미사일을 구입하는 외교적 줄타기를 계속한다고 비난한다. 미국 행정부의 중동전문가는 살레 대통령이 냉전시대에 정치적으로 미국 편에 서서 서방의 석유회사들을 유치하면서도 소련의 무기를 구입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예멘은 `외교적 양다리 걸치기'의 역사가 깊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이라크와 긴밀한 관계를 역사적으로 최대의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하는데 이용했다. 뉴욕 타임스는 살레 대통령이나 그와 동맹 관계인 부족 지도자들이 미국 구축함콜호 테러 등에 가담한 알 카에다 세포조직을 계속 비호해왔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9.11 직후 미국 국방부는 예멘을 잠재적 공격목표로 올려 놨으나 살레 대통령이지난해 11월 27일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가진 회견에서 테러 전쟁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동맹으로 변신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한편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 씨도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예멘이 미사일을 구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유일한 논리적 설명은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나 단체에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되팔려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