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후보 고향의 친지와 인근 주민들은 19일 투표를 마친 뒤 해당 후보의 당선을 확신한 듯 잔치를 준비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충남 예산 선친 생가에는 투표를 마치고 모인 종친과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이 후보 당선에 대비해 술 안주 떡 등을 마련하느라 바쁜 손놀림을 보였다. 이 후보의 10촌동생 회운씨(61·예산군의회 의장)는 "이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지난 97년 좌절을 맛본 이 후보가 이번에는 꼭 뜻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노 후보의 작은형 건평씨(61)의 부인 민미영씨(49)는 이날 오전 투표소로 향하기 전 집에 마을 주민이 직접 빚어준 쌀막걸리를 조촐하게 차려 놓고 시동생의 당선을 기원했다. 건평씨는 "마을 앞산을 뱀산으로 부르고 있는데 봉화산의 형상이 뱀을 잡아 먹으려는 부엉이 모습에 비견돼 풍수가들 사이에 언젠가 인물이 나올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노 후보만이 국가를 도약시키고 국민들을 편안히 잘 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의 부산상고도 바빴다. 총동창회 중심으로 학교 야구장에서 동문들이 함께 모여 개표방송을 지켜보기로 하고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했다. 동창들은 준비한 소주,막걸리,돼지고기 등을 함께 나눠 먹으면서 개표방송을 지켜봤으며 학교 풍물패도 사물놀이 등으로 흥을 돋웠다. 총동창회 관계자는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한바탕 잔치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산=백창현·부산=김태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