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천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입주한 용인시 성복동 일대에서 잔금 지급을 미룬 채 분양권 전매를 위한 갖가지 '버티기' 아이디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잔금(분양금액의 20%)의 일부를 내지 않고 분양권이 팔릴 때까지 연체이자와 취·등록세 부담을 비껴가거나 심지어 입주아파트와 내년 이후 입주를 앞둔 인근 아파트 분양권을 서로 맞바꾸는 '분양권 스와프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잔금지급 미루고 시간 벌기=입주 목적이 아니라 투자수익을 노리고 분양권을 산 투자자는 굳이 잔금을 다 치르고 취·등록세를 부담할 까닭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높은 연체이자(17% 안팎)도 만만찮아 연체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백만~2백만원 정도 잔금을 남겨둔 채 분양권을 매물로 내놓는 수요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용인 신봉·성복동 일대 부동산중개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입주확정일이 지난 이후 매물로 나오고 있는 용인 LG 3·5차 빌리지아파트 등의 분양권은 대부분 1백만~2백만원 정도의 잔금 지급을 미뤄놓은 매물이다. 성복동에서 LG빌리지 매물을 거래하는 한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입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내놓은 악성 매물만 넘쳐난다"며 "굳이 들어가 살 뜻이 없는 투자자들이 연체이자와 취·등록세 부담을 동시에 덜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맞바꾸기=일부 잔금 지급을 미룬 채 버티는 투자자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꼬박꼬박 내고 있는 중도금 이자도 벅찬 분양권 소유자로선 지난달부터 매월 1백만원 가까운 연체이자까지 떠안게 돼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분양권 소유자들은 인근 LG 6차 빌리지 분양권과 맞교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계약은 이렇다. 지난 8월 입주가 시작된 3차 LG빌리지 분양권을 갖고 있는 A씨가 비슷한 조건(평형,동호수)의 6차 LG빌리지 분양권 소유자인 B씨에게 분양권과 시세차이만큼의 금액을 지불하는 식이다. 당장 A씨는 3~4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잔금 지연에 따른 연체이자 부담을 6차 아파트 입주 시점인 내년 3월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B씨로서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중도금 무이자인 6차 분양권을 포기하는 대신 당장 입주가 가능하다. 취·등록세도 분양권 시세차익으로 내면 된다. 63평형의 경우 6차 분양권 시세(4억9백만~4억2천9백만원선)가 3차(3억6천6백만~4억6백만원선)보다 3천만원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t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