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가폭락 실업률급등 가계부채급증 저성장지속 등으로 디플레 우려까지 고조되면서 독일경제가 유럽경제의 '성장엔진'에서 '걸림돌'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 악화일색=독일정부는 지난 9일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2.1%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들어 최대 감소폭으로 독일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기업신뢰지수(87.3)도 6개월 연속 하락하며 10개월만의 최저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제조업이 불황에 시달리면서 기업도산수는 1990년대초의 3배로 치솟고,실업자수는 약 4백만명으로 4년만의 최고치로 급증했다. 주가하락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소매판매는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년초 유로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EU집행위원회)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 것도 유로존(유로사용 12개국)경제의 30%이상을 떠맡고 있는 독일경제가 휘청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경제 전철밟나=전문가들은 추락하는 독일경제가 1990년대초의 일본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당시 일본경제는 부동산거품 붕괴에 따른 '은행대출급감-기업도산속출-실직자급증-소비급랭-물가하락-생산감소'등의 악순환이 반복됐고 이후 10년 넘게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자 급증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독일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위험이 크다. 실제로 지난 1월 0.9% 올랐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엔 0.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추가감원을 통한 비용절감을 지속,독일경제가 상당기간동안 '개인소득및 소비감소-물가하락-기업판매위축-생산감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블룸버그통신은 "독일경제가 1990년대초의 일본경제를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유사점으로 주가급락,은행대출축소,중앙은행통제력약화,인구고령화 등을 꼽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