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5일 기준 조달금리를 2.75%로 0.5% 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ECB는 이날 정책이사회에서 기준조달금리를 지난해 11월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내리기로 결정하고 할인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1.75%와 3.75%로 각각 0.5% 포인트인하키로 했다. 조달금리 인하는 오는 11일부터, 할인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6일부터 적용된다. ECB가 지난 1999년 1월 창설된 이후 금리를 인하한 것은 이번이 6번 째다. ECB가 이날 금리를 인하키로 한 것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의 침체양상이 범상치 않음을 인정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다. ECB는 그동안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효과에는 한계가 있으며, 유로권 전체의 인플레 수준이 ECB 기준선인 2%를 넘는 점을 들어 금리인하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유로권 경기침체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각국 정부와 업계가 인상압력을 강화하자 ECB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인플레 압력이 낮아지고 있으며 여러 지표들이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금리인하를 시사했었다. 당초 시장에선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0.5%포인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ECB가 인플레를 우려해 0.25% 포인트만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한편 ECB는 이날 인플레 예측의 주요 근거인 유로권의 총유동성(M3)이 연율로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CB는 현재 M3의 증가 억제선을 연율 4.5%로 잡고 있어, 이는 총유동성 공급량이 `안정적'임을 뜻한다. 총유동성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M1) 외에도 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 비은행 금융기관 예수금, 표지.상업어음 매출 등이 포함돼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