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치러지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의 판세가 북한 핵문제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고 미 시사 주간 타임 최신호(12월9일)가 논평했다. 타임은 보수파로 대북 강경 대응론을 주창해 온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달 중순 이후 여론조사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대북 메시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26일 KBS, MBC, SBS, YTN 등 방송 4사 생중계로 진행된 `청년 100인 이회창 후보를 검증한다'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화해와협력 정신에서 "김정일(金正日)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한것이다. 타임은 이 후보와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교육과 부패 청산 등 정치개혁, 경제 문제 등 주요 정강정책에서 큰 차이가 없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0월 핵개발 사실을 공개한 뒤 '북핵' 해법을 놓고 커다란 편차를 보였다고논평했다. 북핵 해법에 있어서 '당근'보다는 '채찍'을 선호하는 이 후보는 '북핵' 파문 이후 초기엔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면서 핵무기 철폐를촉구해야 한다'는 노 후보 입장이 젊은 층을 주축으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게됐다고타임은 분석했다. 반면 이 후보의 입장은 반미 물결이 거세게 일면서 미국의 외교정책과 지나치게 연계돼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민들, 특히 젊은층에게 호응을 얻지못하고 있다고 타임은 풀이했다. 타임은 여중생 압사 사건으로 다시 주기적인 반미 돌풍에 휩싸여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의 공직 출마자들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일에 꺼림칙해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타임은 또 미군 시설에 화염병을 10여개나 투척한 반미 시위대들의 폭력행위는 3만 7천명의 미군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 점차 드세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한나라당 참모들은 이 후보가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강경입장을 완화해야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