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여울목', '참숯미인', '아침노을','알찬들'... 얼른 들어서는 공통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모두 경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브랜드다. 경기도에서만 나름의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쌀이 130여개에 달하고 있다. 상표등록을 마친 쌀 브랜드는 30%대인 41개에 불과하지만 일선 시.군 자치단체나 농협은 지역 특수성을 살린 이름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 성공적인 쌀 브랜드 정착의 선두주자는 여주와 이천이다. 이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한 쌀을 생산했다는 특수성을 살려 '임금님표 이천쌀(1995년 등록)', 대왕님표 여주쌀(1999년 등록)'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임금님표와 대왕님표 쌀 20㎏ 1가마의 가격이 5만7천원에서 최고 6만1천원까지형성돼 일반쌀 4만5천원에 비해 월등하지만 판매에 별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파주시는 쌀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 싶은 '통일로 가는 길목'이란 쌀 브랜드를 1998년부터 출하하고 있다. 지역적 특수성에 비무장 지대 인근의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 생산되는 쌀임을강조하기 위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연천에서도 깨끗한 자연 환경 이미지를 담은 '맑은 연천'이란 브랜드를 1999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깨끗함을 강조하기 위한 쌀 브랜드에는 이밖에도 평택의 '참햇쌀', 화성의 '해오름 맑은쌀', '아침노을쌀', 용인의 '파란하늘 맑은햇쌀' 등이 있다. 안성맞춤의 고장 안성에서는 쌀에도 똑같은 브랜드를 입혀 '안성마춤 추청쌀'을생산하고 있으며 임꺽정이 태어난 양주에서는 '임꺽정쌀'을 출시, 지역적 지명도를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독특한 재배 방식이나 쌀 가공 시설을 브랜드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오리 농법으로 쌀을 생산하는 안성 고삼농협은 '고삼오리쌀'을 출시하고 있으며평택의 한 농업연구소에서는 우렁이 농법을 강조한 '우렁각시쌀', 저온처리를 통해신선한 쌀을 생산하는 화성 팔탄농협은 '7℃냉각쌀', 쌀에 동충하초균을 이식한 가평에서는 '동충하초버섯쌀'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 경기미를 대표하는 벼 품종인 추청을 그대로 브랜드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평택추청쌀', '양성추청쌀', '가와지추청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여울목쌀', '참숯미인', '놀부가 땀낸쌀', '자연미', '오로지한마음쌀' 등 최근에 개발된 각기 독특한 이름의 쌀들이 소비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고품질 쌀 생산과 유통을 위해서는 믿을만한 브랜드 개발은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그러나 무분별한 브랜드 개발은 자칫 경기미 자체의 신뢰도를 낮출수 있으므로 브랜드와 품질 관리 양쪽에 모두 힘을 쏟아야 한다"고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