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비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외환위기 때도 불황을 모르고 증가했던 명품 매출이 하반기들어 급감하고 있다.


지난 달엔 1년전보다 매출이 30% 이상 곤두박질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명품 매출 급감은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상류층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표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 도심소재 A백화점 1층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의 경우 올 1∼4월까지만 해도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61%나 급증했었다.


'명품 맹신'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월평균 매출 증가율이 10%대로 급락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24일까지 8%선에 머물고 있다.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감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수백만원대 시계와 보석을 판매하는 이 백화점 까르띠에 매장의 경우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천만∼1억2천만원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강남이라고 다를 바 없다.


강남 B백화점에서는 상반기만 해도 명품 매출이 1년전에 비해 23% 증가했으나 9월 이후 증가율이 10%선으로 급락했다.


잡화 명품 에뜨로의 경우 상반기엔 매출이 31%나 늘었지만 9월 이후 현재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하는데 그쳤다.


강남 C백화점에서는 수입명품 의류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백만~3백만원대 남성정장 브랜드인 듀퐁이나 지방시의 경우 지난 8~10월 매출증가율이 마이너스 8.7~1.8%대에 불과했다.


이 백화점 2층에서 여성의류 잡화 피혁제품 등을 판매하는 발리 테스토니 등은 이달 들어 매출이 감소했다.


청담동 로데오거리의 명품 상가 역시 썰렁하다.


구찌 루이뷔통 프라다 등 명품을 파는 매장들은 가을께부터 손님이 급격히 줄자 당황하고 있다.


명품 매장의 한 점원은 "상반기만 해도 하루에 10건 이상 팔았는데 요즘엔 서너 건 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은 보통 경기를 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엔 일부 특수계층 외에 20,30대 젊은 명품족들이 늘어난 탓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곧바로 매출이 준다"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