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값이 비싸다. 지난해 보다 24% 높고 이달초에 비해서는 30% 가까이 뛰었다. 올해 전반적으로 과일 품질이 좋지 않은 가운데 사과가 그나마 제 맛을 내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배와 귤은 공급량이 예년보다 줄었는데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중품과 하품의 경우 값이 많이 떨어졌다. 2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사과(후지)는 15㎏짜리 상품 한 상자가 3만1천원(도매가)에 거래됐다. 월 초 2만4천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지난 5년 같은날 가격 평균인 표준가격은 2만1천3백원. 사과 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올 여름 태풍에도 불구,다른 과일과 달리 맛과 당도가 좋기 때문이다. 배와 감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추석 직후 한때 3만5천원을 웃돌았던 배(신고) 15㎏짜리는 2만2천원으로 떨어졌다. 중·하품의 경우 예년에 비해 30% 이상 싼 6천∼1만4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감귤(15㎏)은 15㎏ 한 상자에 한때 9천원선까지 떨어졌으나 본격적으로 조생종이 출하되면서 1만2천원까지 회복했다. 소매에서는 사과와 배가 비슷한 값에 팔리고 있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15㎏ 기준으로 사과(후지,40개)는 3만8천5백원,배(신고,20개)는 3만9천원에 판매한다. 귤은 한 상자에 1만8천8백원이다. 하나로클럽 임관영 바이어는 "농민들이 좋은 물건은 설 대목을 겨냥해 저장하고 상품성 낮은 물건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이용선 박사는 "올해는 초가을 태풍의 영향으로 배 귤 단감 등 주요 과일의 상품성이 많이 떨어졌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 과일시장 규모가 예년에 비해 20∼30%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