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美경제와 한국정책방향 .. 金正湜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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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 주 실업자수당 신청수 37만6천건으로 4개월래 최저,10월 경기선행지수 111.4로 예상밖 호조,11월 소비자신뢰지수 85.0 등 경기지표들이 속속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7주 간 상승한 증권시장도 이런 회복세의 방증이란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3분기 경제성장률이 4.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미국경제가 '더블딥', 즉 경기 재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하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경기는 이제 회복국면으로 접어든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측에서는 '지난 6일 미 연준리(FRB)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로 뉴욕증시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기업의 실적도 호전되고 있으며,무엇보다 그동안의 저금리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나타난 부(富)의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반면 미국경기가 침체국면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미국은 테러와 이라크 공격 가능성 때문에 투자와 소비분위기가 냉각되어 있다.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가 이미 제로 수준의 금리로 판매되고 있어 금리인하도 더 이상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렇게 엇갈린 전망속에서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앞으로 심각한 위기로 접어들 정도로 취약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급속히 회복되지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궁극적으로는 미국기업의 실적부진에 따른 투자 위축에 있으며,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미국기업이 구조조정 중이기 때문에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미국경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특수로 경기가 일시적으로 살아나면서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설 수는 있으나, 본격적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만약 미국경기의 회복세가 지연되면 우리 경제는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도심아파트의 재건축 허용,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저금리를 통한 가계대출 확대로 내수를 부양해 성장률을 높여왔다.
이 결과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실의 우려가 커지는 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저금리의 부작용 때문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도 없고,경기의 경착륙이 우려되어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유일한 해결방법은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나,미국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계속 확대될 경우 달러화가 평가절하되면서 교역대상국 통화를 평가절상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수출부진을 걱정하는 우리로서는 환율정책 역시 사용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내년 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 가능한 경제정책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금리정책과 같은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충격이 오는 경우 경기 경착륙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동산가격의 상승,가계대출 급증과 같은 저금리 부작용을 미시적 정책을 사용하여 하루 빨리 제거해야 한다.
도심 아파트 재건축을 다시 강력히 규제하고,가계대출을 더욱 억제해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과도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국민들에게 주어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를 불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미시적 정책이 거시경제정책의 사용 없이는 성공하기 쉽지 않지만,금리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현 상태에서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는 지금 미국경기의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내년 이후 경기조절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 확보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kimj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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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