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이 기업 인수 및 투자를 통한 사업영역 확대를 자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FT와의 회견에서 케이블 및 브로드밴드(광대역)기업 지분 보유로 엄청난 손실을 봤다면서 앞으로는 기업 인수 및 투자를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특히 케이블 그룹인 `텔레웨스트'와 브로드밴드 회사인 NTL 등영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실패작'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부투자에 따른 수익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컴캐스트 처럼 눈에 띄는 몇몇 성공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0년대말에 이들 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대신 미국 국채에 투자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투자규모 자체를 축소할 것이며 투자를 하더라도 전략적 관계를 고려하면서 좀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MS가 보유하고 있는 400억달러 상당의 현금 및 유가증권을배당 등의 형태로 되돌려달라는 주주들의 압력이 점증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MS는 지난 3.4분기중 60억달러의 `캐시플로'(현금흐름)를 창출했는데 게이츠 회장은 이 규모가 이례적인 것으로 앞으로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초 열린 MS 정기주주총회에서 몇몇 주주들은 회사 보유 현금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게이츠 회장은 이사회가 배당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밝혔다. 그러나 MS는 자사주를 적극 사들이는 한편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복안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게이츠 회장은 경기 사이클(순환)에 관계없이 "연구개발(R&D)투자를 계속하고싶다"면서 "꼭 우리처럼 하지 않아도 될지는 몰라도 튼튼한 재무구조는 그 자체로서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MS의 연간 R&D 투자규모는 52억달러에 이른다. 그는 "이익은 여러해에 걸쳐 나타나는 반면 손실은 큰 덩어리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하튼 1990년대말에 주식을 갖고 있다가 작년이나 올해 시장에 팔고자 했던 사람들은 우리보다 상황이 훨씬 안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면서 "미 재무부 증권에 투자했더라면 더 많은 돈을 벌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