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막된 서울모터쇼에서 현대 GM대우 르노삼성 등 주요 자동차회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이 담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내년도 생산목표를 늘려잡았으며 국내외 생산설비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내수시장이 지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데다 수출시장의 경쟁력 또한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내년도 생산계획을 최대 3백15만대로 잡았다. 이 경우 혼다를 앞지르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7위권인 푸조-시트로앵(PSA)그룹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또 기존 미국 중국 인도 터키 공장 외에 남미와 동유럽,동남아와 중동 등에 추가로 생산시설을 확보,2008년까지 5백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5백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곳은 빅6(GM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르노)밖에 없다. 다임러크라이슬러 르노의 생산규모는 단독으로 5백만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휘하의 미쓰비시나 닛산을 포함하면 5백만대가 넘는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남미공장 건설에 상당한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시장의 신차 수요는 연간 3백만대로 내수시장의 2배에 달하고 있는 데다 현대·기아의 시장 점유율도 4%선에 달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올해도 중남미 지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사정이 호전되는 시기를 봐가며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남미지역과 일부 동남아 지역에 50만대 생산설비를 확보하면 △중국 1백만대 △미국 50만대 등 해외시장에서만 2백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GM대우차=닉 라일리 사장은 내년에 완성차 기준으로 올해보다 33% 증가한 40만대를 생산하고 2004년에는 6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출시된 준중형 라세티를 중국 인도 태국의 GM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일리 사장은 다만 "생산시설 증강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 증대로 2005년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라일리 사장은 또 "미니밴이나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등 아직 라인업이 없는 4∼5개 부문 중 2년 내에 2개 부문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라세티 등을 유럽과 호주 시장에 본격 진출시킨 뒤 미국시장에 내보낼 브랜드도 조만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제롬 스톨 사장은 최근 SM3 주문이 늘어나면서 내년부터 SM3의 월간 생산량을 월 4천대에서 5천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르노삼성의 내년 생산량은 SM5 9만대,SM3 6만대 등 총 15만대로 올해보다 65% 정도 늘어나게 된다. 르노삼성은 SM5 후속모델이 나오는 2004년말 이후 대대적인 설비증설에 들어가 2005년까지 2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조일훈·강동균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