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나 저널리스트들은 보다 쉬운 말로 대중에게 설명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지구가 하루 한번 자전한 결과 명암이 엇갈린다'는 것보다 '해가 뜨고 진다'는 쪽이 낫다는 얘기입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세계과학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란 주제발표를 한 프랑스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연구소 피에르 마리 파야르 소장(51)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학기술 대중화를 위한 국제기구인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프랑스 프와티에 대학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대중이 과학에 대해 거리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교육 과정에서 얻게 되는 '어렵고 딱딱하다'는 느낌"이라면서 "이런 거부감을 없애주는 것이 과학 보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신문을 조사한 결과 과학지면은 대부분 늘었고 특히 고급지로 꼽히는 신문일수록 전문 과학지식을 가진 기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급 신문들도 현학적인 용어를 그대로 쓰지 않고 전문 지식을 쉽게 풀어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과학지면(섹션)이 나오는 날 판매부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한 파야르 교수는 "이같은 결과가 과학 대중화 운동을 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프랑스에서는 '라빌레트'등 과학문화센터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과학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를 위한 과학교육에서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건 뭘까''저건 뭐지'하고 궁금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는 에콜폴리테크니크를 비롯한 이공계 명문들의 위상은 여전히 높지만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프와티에 대학에서도 과학분야 학과와 학생이 지난 3년간 10% 정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들이 학과를 세분화하고 실용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고 털어놨다. 파야르 교수는 프랑스 그르노블대에서 '과학 대중화'란 주제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땄으며 언론매체에서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프와티에 대학에 몸담고 있다. 글=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