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을 중심으로 점수가 소폭상승했다는 입시학원의 가채점 결과가 8일 발표되자 성적이 동반 상승한 일부 특목고를 제외한 일선 고교 교사들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올 수능 평균 성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발표된 전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가채점 결과를 접하고 `나만 망친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침체된 분위기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정시준비에 돌입한 수험생들은 또다시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학원 배치기준표에 따른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재수생의 강세에 따라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수험생들은 `성적이 떨어진 재학생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며 당황한 모습이었다. 일부 고교들은 수능 이후 시시각각 바뀌는 입시학원들의 발표에 강한 불신감을나타내며 학생들에게 학원발표에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불안한 수험생과 교사 = 입시학원 가채점결과를 통해 상위권 수험생의 점수가소폭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자 일반계 고교 분위기는 또 다시 가라앉았다. 상위권 학생들은 예상을 뒤엎는 발표에 당황하면서 점수대에 맞는 지원가능 대학을 가늠하며 면접과 논술 등 남은 정시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수능의 변별력이 강해지며 면접과 논술, 학생부 등의 영향은 작아질 것이라는 예상에 점수가 떨어진 수험생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중대부고 전병삼 진학실장은 "오늘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다행히 분위기가 좀가라앉긴 했지만 학생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있다 "며 "일단 기말고사를 치룬 후 각종 교양강좌등을 실시해 학생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한후 논술고사등의 대비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은 학원들이 발표한 가채점 결과와는 별개로 학생들을 다독이며 진학전략 마련에 부심했다. 대원외고의 경우 시험 이후 민감해진 학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2∼3일간은 쏟아지는 학원자료 등 각종 정보로부터 거리를 두고 최대한 안정을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일단 면접과 논술 준비를 착실하게하도록 지도하고 있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능과 학생부 성적으로 뽑는 대학이 대부분이라 사실상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학원에 대한 불신 =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능 성적의 등락 예상치를 매일 변경하는 학원에 대해 강한 불신과 불만을 나타냈다. 성적하락에 충격을 받은 학생들이 학원 발표 때문에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더욱동요한다는 주장이다. 개포고 김주호 3학년 부장은 "우리 학교는 강남 인근학교보다 성적이 괜찮게 나온 걸로 아는데도 380점 이상 최상위권 학생들이 5점정도 하락했고 중위권 학생들은10점, 하위권 학생들은 그 이상으로 하락해 학원발표와는 차이가 크다"면서 "실제현장과 학원의 발표는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상문고 진학담당 노정옥 교사는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반응하지 말고 졸업고사도 내신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졸업고사를 준비하라고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설학원에서 치르는 모의고사도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아 일부 학생들의 수능점수가 모의고사점수 보다 20∼30점 낮아져 동요하고 있다는 것. 일부 교사들은 향후 공식기관에서의 모의고사 외에 사설학원의 모의고사는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이 율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