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산업의 경기동향 및 전망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 가전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경기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제조업체들의 현장 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고 백화점 할인점의 매출신장세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최근 4년간 평균 20%대의 내수증가율을 유지했지만 내년엔 '제로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미시경제실장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 및 대체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자동차 업계는 지난 수년간의 호황과는 달리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산업도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철강 내수증가율이 올해 9.9%에서 내년엔 3.4%로 떨어지고 수출은 올해 9.5% 감소에 이어 내년에도 5.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계산업은 세계적 수요 감소로 향후 수출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그동안의 내수 호조세도 꺾일 전망이다. 조선경기 역시 전세계 발주시장이 위축되면서 내년 하반기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침체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공장가동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소기업들의 평균가동률은 72.2%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상황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백화점의 신사정장 매출도 지난 9~10월 2개월 연속 전년 동기보다 감소해 위축되고 있는 소비심리를 반영했다. 다만 반도체와 가전 휴대폰 등은 꾸준히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