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퀸' 박지은(23.이화여대)이 19개월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박지은은 3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골프장(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스코월드레이디스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102만달러) 결승에서 요네야마 미도리(일본)와 22홀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올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오피스디포 제패 이후 무려 1년7개월만에 통산 3차례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박지은은 이로써 데뷔 이래 해마다 1승씩을 거두며 정상급 선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아마추어 시절 주로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각종 대회에서 무려 60여차례 우승을 따낸 박지은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여자프로골프 '3강' 가운데 하나인 카리 웹(호주)과 일본 랭킹 1위 후도 유리를 잇따라 격파, 매치플레이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우승상금 15만3천달러를 보탠 박지은은 시즌 상금 73만2천749달러가 돼 상금랭킹 7위로 올라섰다. 박지은의 상금랭킹 상승으로 상금순위 10위 이내에는 박세리(2위), 김미현(4위)등 모두 3명의 한국선수가 포진했다. 또 올해 한국선수가 LPGA 투어에서 올린 우승은 모두 9회로 늘어났다. 이날 오전 준결승에서 카린 코크(스웨덴)에 4홀을 남기고 5홀을 앞서는 일방적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나선 박지은은 경기 중반까지 요네야마에게 2홀차로 뒤져 시즌 첫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박지은은 9번홀(파4)에서 1.8m 버디를 잡아 1홀차로 따라 붙은 뒤 13번홀(파4)에서 요네야마의 보기를 틈타 기어이 동타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박지은과 요네야마는 피말리는 접전을 계속, 정규 18홀을 무승부로 마쳤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박지은은 위기를 맞았으나 요네야마의 실수로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두번째홀 요네야마는 60㎝ 짜리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이를 놓친 것. 13번홀(파4)에 벌어진 연장 4번째홀에서 박지은은 마침내 천금의 버디를 뽑아내긴 승부를 마감했다. 김미현(25.KTF), 로리 케인(캐나다), 켈리 로빈스(미국), 그리고 한희원(24.휠라코리아)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온 요네야마는 일본 선수로는 99년 이후 LPGA투어 대회 챔피언에 오를 기회에서 '매치플레이의 여왕' 박지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앞서 한희원은 요네야마와의 준결승에서 다잡은 경기를 마지막 2개홀을 버티지 못해 역전패, 한국 선수 결승 대결이 무산됐다. 한희원은 16번홀까지 2홀차로 앞섰으나 남은 17번(파5), 18번홀(파4)을 내리 내줘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고 연장 첫홀에서 분루를 삼켰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