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를 잡으려던 시민이 경찰관이 강도범으로 착각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3일 오전 0시 4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C카센터 앞에서 강도신고를 받고 출동한 삼천 1파출소 소속 김모(45) 경사가 마침 범인을 붙잡기 위해 현장에 쫓아간 시민 백철민(31.운전사.전주시 용복동)씨를 강도범으로 착각, 총을 쏴 숨지게했다. 백씨는 이날 친구 2명과 함께 인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다 강도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으며, 때마침 카센터 앞에서 경찰에 쫓기던 범인과 부닥쳤다. 김 경사는 카센터 2층 조립식 컨테이너 안에서 인질을 잡고 있던 범인 윤모(40.전주시 중화산동)씨가 갑자기 문을 박차고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달아나자 뒤쫓던 중막대기를 들고 있던 시민 백씨를 어둠때문에 범인으로 오인, 총을 쏜 것으로 밝혀졌다. 총탄은 백씨의 허리를 관통해 겨드랑이 쪽으로 나왔다. 백씨는 범인과 마주치자 카센터 앞에 있던 길이 113㎝짜리 각목을 들고 범인을 가로막다 변을 당했다. 백씨를 피해 도망쳤던 범인 윤씨도 김 경사가 이어 쏜 실탄 2발에 허리와 엉덩이 부위를 다친 후 200여m를 더 달아나다 쓰러져 출동한 다른 경찰들에 검거됐다. 김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범인을 쫓아가면서 공포탄을 쏜 뒤 실탄 4발을 연이어 발사했다"면서 "어둠속에서 공범으로 보이는 백씨가 쇠파이프를 들고 있어 총을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백씨를 공범이라고 밝혔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4시간가량 지나서야 백씨를 강도사건과 관련없는 시민이라고 발표해 은폐하려 한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어두웠던 데다 백씨가 각목을 들고 있었기때문에 처음엔 강도 용의자로 판단했으나 목격자와 김 경사의 진술을 확인한 결과 용의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판단미숙을 시인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 감찰 관계자들을 보내 김 경사의 정당방위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며,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규정을 적용, 백씨 유족에 대한 보상을 검토중이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