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중도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가 어떤 경제 정책을 취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가 관계자들은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가능한한 조속히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거시경제 지침을 어떻게 내놓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선자측이 29일께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55인 정권인수위 인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핵심인 경제 정책을 마련하기까지 정치적 절충도필요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몇주 가량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선자측은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단호한 태도를 보여 자본규제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관계자들은 국내 투자자의 경우 신정부 조치를 회피할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강경 조치를 취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소재 골드만 삭스의 신흥시장 책임자 파울로 르메는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면서 "브라질 경제회생을 위해 그가 어떤 구조개혁 조치를 취할지를 분명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어글로벌에서 중남미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리카르도 아모림도 "룰라 다실바 당선자가 신경제팀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당선자가 다른 정파 및 의회와 정책을 절충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구체적인 경제 정책의 윤곽이 공개되기까지 몇주일은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중남미 신흥시장 책임자 호세 루이스 다자는 "브라질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국제 금융시장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면서"문제는 나중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지출축소와 함께 세제손질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것은 개헌이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따라서 "이들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어렵게마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하는 견해도 있다. BCP 증권의 전략분석 책임자 월터 몰라노는 "거시경제적 변화를 이루지 않고 정치적인 융통성만 가지고도 경제를 돌아가게 할 수 있음을 브라질이 외부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바로 지금"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신정부가 국내자본을규제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투자가의 경우 신정부의 조치에 따르지 않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몰라노는 그러나 "신정부가 인플레 상승을 용인하거나 명목상의 금리를 감축하는 방법으로 재정 비용을 줄일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리사 쉬넬러 연구원은 "룰라 다 실바 당선자가 경제팀을 구성해 브라질의 향후 거시경제정책이 어떤 모습일지를 국제 금융시장에 내보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내 금융시장은 룰라 다 실바의 향후 정책 방향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태도를 취했다. 브라질 재정연구소의 카를로스 알베르토 비풀코 회장은 "당선자측이 지난 며칠간 내놓은 성명들이 일단은 환영할만한 것"이라면서 "그 덕택에 증시와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고 말했다. 비풀코 회장은 당선자측이 그동안 ▲긴축재정 지속 ▲인플레 억제 ▲외채상환의무 이행 등을 거듭 공약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최근의 증시와 환율시장 안정이 앞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와 관련해 이뤄진 투기성 시황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뤄진 점도 무시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브라질 컨설팅 기관인 텐던시아스 관계자는 "새정권의 경제정책 향방이 뚜껑을 열어봐야 비로소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적어도 환율은 계속 불안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왜냐하면 수요를 충족할만한 충분한 외환보유고가없으며 내달 1일로 20억달러 규모의 지수연계펀드 상환도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룰라 다 실바 후보는 금융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기존의 경제정책 골간은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밝히면서도 틈틈이 "사회개혁 이행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하는 이중 제스처를 써 금융시장 관계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뉴욕.상파울루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