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의 27일 '로스 카보스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층 철저하게 진행될 3국 공조체제의 틀 속에서 향후 한국과 일본의 역할이 새삼 주목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날 멕시코 로스 카보스의 웨스틴 레지나 호텔에서 가진 3국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 발표문에 따르면 3국 정상은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이 문제의 철저한 규명과 조속한 폐기가 필요하다는데 입장이 일치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시까지 3국이 확고한 자세로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한이번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남북대화 및 일.북 수교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 북측이 신속하고 확실하게 응할 것을 촉구하는 중요한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는 북한에 대해 즉각적인 핵개발 포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면서도 평화적 해결의지의 한 방법론으로 남북대화 및 일북대화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는 현실적인 자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이달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10.19-23)에서 핵문제의 신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 촉구한 데이어 향후 국방장관회담 개최 추진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북측의책임 있는 조처를 거듭 요구할 계획이다. 일본 또한 2000년 10월 이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2년만에 재개되는 북한과의 수교교섭(10.29-30)에서 핵 문제와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안보문제에 관한 완전한 이행 없이는 일북 수교교섭이 완료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같은 한국과 일본의 입장에 대해 북측이 앞으로 어떤 자세로 대응해 나올지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측으로선 한.미.일 3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유관국과 국제사회의 일치된 선(先) 핵개발 포기 압력을 마냥 외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른말로 표현하면 한국과 일본의 대화통로를 어떤 형태로든 이용하려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단 우세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확고하고도 유연한 대체 여하에 따라 북핵 위기에 대한 돌파구 마련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주용성기자 yo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