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고 채권처럼 이자도 지급하는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hybrid)이 빠르면 연내 선보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7일 "일부 은행들이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하이브리드 발행 인가를 요청해옴에 따라 현재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며 "내달중 금융감독위원회의결을 거쳐 하이브리드 발행을 연내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는 일정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채권과 비슷하지만 만기와상환의무가 없고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주식에 가까운 자본조달원으로 선진국은행들로부터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발행을 통해 국내 은행들은 유상증자 외에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는별도 수단이 생기게 돼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상환부담이 없는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도 채권처럼 안정적 수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투자수단이 생겨 자본시장 선진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브리드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외환은행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6월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29%로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다 주식시장 환경 악화로 유상증자도 여의치 않자 하이브리드 발행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은행들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는 주로 해외 로드쇼를 통해 선진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세계 각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장래 손실발생가능성에 대비해 어느 정도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측정한 재무건전성 등급을 발표한 결과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등급 순위는 측정대상 세계 80개국 가운데64위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70위(79개국중)보다 순위가 조금 오른 것이기는 하지만 국내 은행의 평균 재무건전성 등급은 2월 평가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D-로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서 지난 98년 금융조정 시기에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