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산 신화'의 주인공 신선호 회장(55)이 또다시 날개를 접는가. 그가 설립한 센트럴시티 경영진이 9일 임시주총에서 1대 주주인 I&R코리아측 인사들로 바뀜에 따라 신 회장의 거취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센트럴시티 지분 99.7%를 갖고 있던 대주주인 신 회장은 지난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회사 지분 49.9%를 구조조정전문회사인 I&R코리아에 8백3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었다. 1대주주의 권리를 포기하는 의미로 지분 1%를 센트럴시티에 무상 증여해 신 회장은 현재 49.1%를 갖고 있는 2대주주다. I&R코리아는 5백41억원을 센트럴시티측에 이미 지급한 상태로 이날 주총에서 손진철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와 애경그룹 임원출신인 심상보 I&R대표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선임해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I&R코리아는 애경이 최대주주(지분 28%)로 있는 부동산 위탁관리회사 ARD홀딩스가 지난해 코스닥 등록기업 모디아 등과 함께 세운 구조조정회사다. 애경 관계자는 ARD홀딩스가 I&R코리아의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라고 설명했다. 1대주주측이 경영권을 장악함에 따라 신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서게 됐다. 센트럴시티측은 그러나 "경영엔 관여않지만 이사회 의장 신분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74년 1백만원으로 오퍼상을 시작한 뒤 이듬해 율산실업을 창업해 4년여만에 14개 계열사의 그룹으로 일궈낸 신화적 인물. 79년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고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돼 한 차례 날개를 접었다. 기억에서 사라졌던 그는 지난 2000년 서울종합터미널 용지 3만3천여평에 호텔과 복합상업시설로 구성된 센트럴시티를 지으면서 재계에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4천6백70억원을 들여 조성한 센트럴시티의 영업실적이 저조한데다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 경영권과 보유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 권영설.김혜수 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