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정보통신업체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유럽의 잭 웰치"로 불린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일등기업으로 거듭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잭 웰치(화학공학과 출신)와 마찬가지로 올릴라 회장도 이공계 출신이다. 그는 헬싱키기술대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여기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올릴라 회장이 입사한 80년대 중반 노키아는 펄프 종이 고무 등을 만드는 평범한 제조업체의 하나였다. 하지만 92년 그가 CEO를 맡으면서 회사가 대변신을 하기 시작했다. 올릴라 회장은 채산성이 맞지않는 펄프.종이.고무 등의사업을 정리했다. 회사의 정체성 논란을 무시하면서 노키아의 뿌리인 제지사업까지 정리해버렸다. 카이라모 전임 회장이 벌였다가 큰 손실을 입은 컴퓨터.가전제품에서도 손을 뗐다. 그는 휴대폰 단말기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사업에 힘을 쏟았다. 제품 주기가 짧은 통신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신속한 제품개발"과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는 판단,연구개발(R&D)에 촛점을 맞추었다. "연구개발은 노키아의 기본 기업정신"임을 내세우며 기술개발에 몰두한 결과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로 떠올랐다. 2001년 점유율은 37%에 달한다. 탁월한 국제감각도 올릴라 회장의 장점이다. 영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70년대 말 런던의 시티뱅크에서 근무하면서 국제감각을 터득했다. 그래서 영어에 능통하고 창의적인 젊은 층을 중용한다. 9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적극적으로 미국시장에 브랜드를 알린 것도 그의 공적으로 꼽힌다. 그가 CEO에 취임하던 해(92년) 노키아의 순익은 7천8백만 달러에 불과했다. 4년 뒤(96년)에는 순익이 10배 가까이(7억1백만 달러)늘어났다. 올릴라 회장이 테크노 CEO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지표가 바로 이것이다. -------------------------------------------------------------- 50년 핀란드 세인드조키 출생 정치학(헬싱키대).경제학(런던경제학스쿨).공학(헬싱키기술대) 석사 78년 시티뱅크 입사 85년 노키아 국제업무담당 부사장.90년 이동전화부문 사장 92년 노키아 사장 겸 CEO 99년 노키아 회장 겸 CEO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