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곡수매가 10월1일 산물벼(말리지 않은 벼) 수매를 시작으로 본격 개시된다. 30일 농림부와 농협, 각 시.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추곡 약정 수매량을 78만9천t(548만1천석)으로 정했으며 이중 28만8천t을 산물벼로 수매하기로 하고 각 지역별로 수매량을 할당, 10월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산물벼를 수매하도록 농협과 각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위탁했다. 수매가는 1등급 6만440원, 2등급 5만7천760원, 3등급 5만1천410원, 등외 4만1천550원으로 작년과 같고 올해부터 신설된 특등급은 1등급보다 2천원이 많다. 풍년으로 수매가격이 하락하고 재고량이 많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태풍피해 등으로 쌀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많은 RPC들도 재고 과다를 우려해 봄부터 재고쌀을 적극 처리, 할당된 산물벼 수매에 별다른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양정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 RPC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정부 위탁수매와는 별도로 하는 자체 수매를 기피하거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 수매가보다 낮은 저가매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생산농민과 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0월1일부터 11월15일까지 도내 37개 RPC와 6개 건조.저장시설에서 올해 수매 물량의 48%인 4만5천234t의 산물벼를 수매할 예정이다. 경기농협은 정부 위탁수매분과는 별도로 19만8천t을 자체 수매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농협측은 정부 수매와 자체 수매가 완료되면 전체 수매곡 저장 물량 가운데20% 정도는 야적이 불가피할 것이나 이 물량을 우선적으로 도정하면 보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내 일선 농협들은 아직까지 자체 수매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서로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전반적인 쌀 품질향상으로 가격이 비싼 경기미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결국 올해 경기도내 산물벼는 저가 수매로 이뤄질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도내 27개 RPC에서 올해 추곡 약정체결량 11만2천400t의 30.3%인3만4천94t의 산물벼를 수매하는 경남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남 양정관계자들은 정부자금으로 실시되는 산물벼 수매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각 RPC가 1천만-1억7천만원까지 적자를 안고 있는데다 지난해 정부에서 무이자로대출받은 특별자금(10억-15억원) 상환까지 겹치면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어 자체 수매물량이 감소, 결국 저가 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 RPC들은 정부에서 특별자금 회수기간을 연장해줄 것과 자체매입자금을 확대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6만6천285t과 2만7천301t의 산물벼를 각각 수매하는 충남과 충북의 경우 농협과민간 RPC의 재고물량이 거의 처리된 상태여서 할당된 산물벼 수매에는 차질이 없을전망이며, 전남(7만7천760t)과 경북(4만4천337t) 등도 일선 RPC의 재고량이 많지 않아 정부위탁 수매물량은 충분히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추곡수매 물량을 확정할 때 일반 포대벼 물량을 늘리고 대신 줄어든 만큼의 산물벼를 RPC가 자유롭게 수매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희망하는 RPC와 농가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농협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 경우 노령화로 많은 일손이 필요한 포대벼보다 간편한 산물벼 수매를 선호하는 농가의 기대와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충남농산물검사소 관계자도 "산물벼 수매를 하면 건조 비용과 추곡수매때까지의보관료 등 농가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산물벼 수매량 확대를 바라는 생산농민들이많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신영근.박성우.지성호기자 =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