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따라가는 길 위에서 만난,서역으로의 관문 타슈켄트. 우뚝 솟은 산맥을 등지고 주변 50km의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과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된 곳으로 유명하다. 조금은 생소한 곳이지만,오히려 그런 이유로 타슈켄트에서의 라운딩은 독특한 정취에 잠기게 한다. 중앙아시아 5개국 골프장 중 유일하게 국제규격을 갖춘 곳이 바로 타슈켄트 레이크사이드 골프 클럽이다. 18홀 규모로 구 소련 전체에서 모스크바의 나하비노 골프장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사막성 기후 탓에 30도를 넘나드는 고온의 여름에도 습하지 않고 오히려 쾌적한 것이 특징.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아 늘 파릇파릇한 필드 컨디션을 제공하고 있다. 겨울철 라운딩을 위해 굳이 무더운 열대 지방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인데,저 멀리 설봉으로 가득한 천산산맥들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플레이 환경을 조성한다. 산 정상의 눈이 녹아 내려 일년 내내 맑고 시원한 개천이 통과하는 인코스는 여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곳. 반면에 중앙아시아의 광활함만큼이나 곧고 넓게 뻗은 페어웨이가 일품인 아웃코스는 남성미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기복이 심하지 않고 편안한 코스 레이아웃에 비해 공략이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다. 코스는 대체로 길어 타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고,곳곳에 조성된 인공 호수는 골퍼들로 하여금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욕심껏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일이 이 곳에서만큼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 것. 무엇보다 골프 매니아들을 사로잡는 것은 언제나 무제한의 라운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코스 내 로하트 호수 주변에 자리한 리조트에서 필드까지의 거리는 불과 수십 발자국. 그저 산책하듯 걸어가 곧바로 티 오프 샷을 날릴 수 있어,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필드에서 지내는 일이 가능한 셈이다. 라운딩 인원의 제한도 없다. 리조트에서 여유있는 휴식을 즐기다 홀로 그린을 밟아 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대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지낸 바 있는 서근이씨는 타슈켄트 레이크사이드 골프 클럽이 오픈 할 당시부터 이 곳을 애용했던 대표적인 인물. "중앙 아시아를 동경하는 외국인들에게 타슈켄트에서 좀 더 낳은 삶과 일상의 행복을 맛보게 하는 곳"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단 골프뿐만 아니라 현지의 문화를 체험해 보는 기회가 함께 주어지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볼쇼이"칭호가 붙은 수준 높은 나보이 오페라 발레극단의 공연을 감상하고 지진 기념탑과 인민친선 광장 등 명소 관광이 더해지는 것. 먹거리 여행의 재미도 더해져,전통 흙가마에서 구운 식빵"리뾰시까",고려인의 보신탕,빙어와 유사한 일급수어 마린카 튀김,상황버섯 등 헤아리기 힘든 많은 특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글=남기환(객원기자) 여행문의=럭키관광(02-2291-4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