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실시된 독일 총선 결과 여야가 박빙의 혼전을 벌이는 가운데 적녹연정이 우세한 것으로 여러 언론매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방송사마다 출구조사 결과가 다르고 시간이 흐르며 누적된 집계 결과에 변화가 있었으나 투표 마감 3시간이 지난 22일 오후 9시(한국시각 23일 오전 4시)를 전후한 시점에서는 기독연합이 사민당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나 녹색당의 선전 덕택에 적녹연정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총 투표수의 97% 가까이 개표한 현재 공식 집계는 보수파인 기독연합이 38.8%을 얻어 같은 38.8%를 획득한 사민당에 근소한 표차로 앞섰다. 하지만 녹색당이 8.6%를 얻어 7.4%를 얻은 자민당을 밀어내고 3위를 차지함으로써 적녹연합이 기독연합과 자민당의 흑황연합에 비해 우세했다. 그러나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는 의석분포와 연정유지 여부를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독연합 선거진영은 사민당을 누른 것으로 나타나자 "우리가 승리했다"며 환호했고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사무총장은 "녹색당과 연합해 계속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수했다.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에 밀려 4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녹색당은 창당 이후 최고 수준의 지지율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자 적녹연정의 승리를선언했다. 자민당은 예상 외의 부진을 인정하며 98년 총선에 이어 제4당으로 밀려난 것을 뼈아파했다. 독일 통일 이후 실시된 90년, 94년, 98년 총선에서 계속 원내에 진출해온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은 원내 진출 실패가 확실시되자 당의 진로를 걱정하고 있다. 제1 공영 TV ARD는 오후 9시 27분 현재의 득표율을 토대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고 각 당의 지역구 당선 예상 의석을 분석한 결과 각 당의 합계 의석은 기민당 250석, 사민당 249석, 녹색당 56석, 자민당 48석, 민사당 2석의 순이었다고 밝혔다. 적녹연합이 총 605개 의석의 과반수인 303석에 1석 모자라는 302석으로 흑황연합(299석)을 미세한 차로 앞섰다. 제2 공영 TV ZDF도 오후 9시 현재 기민당(38.9%)이 사민당을 0.8% 포인트 차로 눌렀으나 녹색당(8.8%)의 선전과 자민당(7.55%)의 부진으로 적녹연합(46.9%)이 흑황연합(46.4%)을 근소하게 앞섰다. ZDF에 따르면 예상 의석수에서는 기민당(250석)과 사민당(249석)과의 차이가 1석에 불과한 반면 녹색당(56)이 자민당(48석)보다 8석이 많다. 민사당은 동베를린지역에서 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총 605개의 의석 가운데 적녹연합이 310석으로 과반을 넘기며 흑황연합(296석)을 누르고 재집권할 것으로 전망됐다. 24시간 뉴스전문 채널인 n-tv는 9시 14분 현재 사민당과 기독연합이 38.3%로 같고 녹색당이 8.8%, 자민당 7.2%, 민사당 4.1%, 기타 3.3%인 것으로 집계했다. 의석수에서는 사민당 253석, 기독연합 249석, 녹색당 57석, 자민당 47석, 민사당 2석 순으로 나타났다. n-tv는 총 의석 수를 608석으로 3개 방송사중 가장 많게 예상했으며 적녹연정이 과반보다 5석 많은 310석으로 재집권 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독특한 선거 규정에 따르면 이번 15대 총선에 배정된 의석은 598명으로 잠정 설정돼 있으나 선거 결과에 따라 다소 늘어나게 된다. 잠정 배정 총의석은 지역구 당선 의석과 비례대표제 의석에 절반 씩 배정된다. 이어 각 지역구의 최고 득표율을 올린 후보는 무조건 당선되며 전국에서 5% 이상의 지지를 얻은 각 당에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제 의석을 나누어주는 등의 과정에서 기준 의석을 넘는 이른바 '초과의석'이 발생하게 된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