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함으로써 북한식 사회주의 경제와 국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의 접촉이 확대되면서 북한 경제의 새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특구 지정은 남북이 18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공사를 개시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서 3년전 시작된 경의선 연결에 따른 신의주 특구 지정구상이 실현됐음을 의미한다. 또 이번 특구 지정은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에 따른 한반도의 물류중심지화 또는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 계획이 구상에서 실천 단계로 들어섰음을 뜻한다. 북한이 서부 지역에 경제특구를 지정하는 계획은 1999년 11월 현대측에 특구 건설을 제의한데 이어 2000년 하반기부터 본격 검토되기 시작해 2001년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신의주시 경공업공장들을 현지지도하면서 구체화 됐다. 김 위원장의 신의주 공장 현지지도는 같은달 중국을 방문(1.15∼20)해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단둥(丹東)간에 경제협력과 교역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한 직후의 일이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직후 보시라이(薄熙來) 랴오닝 성장은 단둥, 선양(瀋陽),다롄(大連) 등 관내 각 도시 경제.무역.체제개혁 관리들과 회의를 열고 경의선 연결에 대비해 신의주-단둥 철로의 복선화, 차도와 인도를 함께 갖춘 새 압록강대교 건설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상하이 특구를 모델로 (북한에도) 경제특구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귀국길에 곧바로 신의주화장품공장과 신의주법랑철기공장, 신의주기초식품공장을 방문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의 증산과 공급을 원활히 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최근 유럽과 아시아 각국 기업 및 정부기관들과의 경제협력이 급속 확대되고 있어 신의주 특구가 생필품 공급기지에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7일부터 20일까지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평양 국제경제기술 및 하부구조(인프라) 전람회'를 열어 전력공업과 통신, 건설자재 생산, 철도 운송, 도시 계획, 보건 등 각 분야에서 15개국 70여 업체를 초청했다. 또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세계 최대의 식음료 전문회사인 네슬레가 최근 평양 주재 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본격적인 대북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방북으로 북ㆍ일 수교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서방 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신의주 특구의 발전 가능성을 예고한다. 한편 김용술 무역성 부상은 최근 일본을 방문해 외국인 투자환경 문제를 언급하면서 "외국기업의 투자지분은 50%로 제한됐지만 싱가포르 합영회사와 이미 70∼80%의 투자지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번 신의주 특구 지정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