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회사들의 휴대폰을 이용한 '금융서비스'확대에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휴대폰 결제서비스인 '네모서비스' 회원은 이달 현재 16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휴대폰을 이용한 계좌조회는 물론 송금서비스 등을 수수료 없이 제공하고 있다. 이 통신회사는 이달말부터는 신문값, 우유대금 등 매월 일정액을 내는 요금지불대행서비스도 개시하는 등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통신회사인 KTF[32390]도 휴대폰을 이용한 `K-머스' 서비스를 통해 각종 계좌조회, 자금이체, 카드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있도록 하고 있으며 90만명가량을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휴대폰 금융서비스는 통신회사들의 휴대폰 사용료 수익증대와 은행들의 고객 서비스 확대라는 이익이 맞물려 양측의 업무제휴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같은 통신회사들의 금융서비스가 '또하나의 금융채널'로 자리잡아 은행 고유업무를 침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내심 긴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신회사들이 통신료 수익을 위해 은행과 제휴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어 현재는 은행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통신회사 등에 대한 금융정책 방향에 따라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가 통신회사 등 비금융기관도 단독으로 전자화폐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권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일각에서는 휴대폰 금융서비스를 통한 통신회사의 통신료 수익 분배요구나 통신회사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허용에 대한 반대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고객 편의증진을 위한 은행-통신회사간의 다양한 서비스 개발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통신회사에 단순 조회나 송금기능을 넘은 결제기능 허용은 거래사고 등으로 인한 심각한 고객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