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준비경영은 잘 나가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과 아직도 진정한 일류기업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자각에서 비롯됐다. 삼성이 IT업계의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낸 것은 스스로 놀랄만한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중 세계 전자IT업체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매출순위 등 '양(量)'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해 '질(質)'을 중시하자며 키워드로 내놓은 '신경영'의 결과다. 하지만 삼성이 명실상부한 세계일류기업의 위치에 오르기에는 갈 길이 멀다. 각 분야의 선두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표준과 핵심기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선진시장에서 삼성의 일부 품목은 아직도 중저가품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일류기업들과 비교해 첨단인력도 충분치않고 그동안 미래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도 부족했다. 이제 계열사들이 대규모 이익을 내 어느 정도 여유를 확보한 만큼 '신경영'을 한차원 높여 5~10년뒤를 대비하는데 초점을 맞추자는게 바로 준비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