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생산.소비국들은 5일 이례적으로 '석유 무기화'를 배척하는 공동 입장을 표명하면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세계 석유시장에 부정적인 효과가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미 석유기업 등을 멤버로 포함하고 있는 석유소비 29개국 가맹체인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폐막된 17차세계 석유총회에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총회에는 59개국에서온 모두 3천100명의대표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알바로 실바 칼데론 OPEC 사무총장과 로버트 프리들 IEA 사무총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총회에서도 이례적으로 잇따라 공식 회동해 눈길을 끌었다. 실바 총장은 석유총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OPEC가 석유를 `경제 무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프리들 총장도 이례적으로 회견에 동석해 "석유는 무기가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미국이 끝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석유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러나 실바 총장은 유사시 OPEC가 석유수급 안정에 노력할 것임을 거듭 약속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실제 시황에 비해 "심리적인불안 요인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바 총장은 OPEC가 바스켓유 기준으로 배럴당 25달러 내외의 유가를 바람직한수준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측통들은 OPEC와 IEA가 지난 몇십년간 통상적으로 대립 관계를 보여왔으나 이번에 협력을 공고히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총회에 참석한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피나엘프 관계자는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의 석유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따라서 청정 에너지원 확대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0년 현재 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7천500만배럴 가량이나 오는 2020년에는 1억1천500만배럴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송 부문의 석유소비비중이 지난 73년 37% 가량이던 것이 2020년까지 56%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4일 폐막된 지구정상회담은 첨예한 이해가 엇갈리면서 청정 에너지원 확대를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에만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