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이자비용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입금을 조기상환하거나 금리가 낮은 자금으로 전환시켜 금융비용 지출을 줄이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여가고 있다. 한국전력은 6일 런던에서 6억5천만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표시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1.4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연 4.25%의 고정금리로 국내 기업이 발행한 5년 만기 달러표시 해외채권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전은 채권발행대금을 엔화로 스와프(SWAP) 거래해 일본에서 빌렸던 해외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방식을 통해 지급이자 부담이 총 2백70억원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외화차입금 6천만달러와 외화사채 2억7천만달러 등 3억3천만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부채를 만기가 돌아오는 즉시 모두 상환키로 했다. 이는 이 회사 외화부채 9억달러의 3분의 1이 넘는 액수다. 삼성전자는 미국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이 큰 만큼 연말까지는 보수적 자금운용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금리가 싼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국내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자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LG는 지난 5월에 이어 내달에도 2억달러 규모의 FRN(금리연동부 사채)을 발행할 계획이지만 하반기중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회사채는 차환발행하지 않고 전액 상환키로 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4천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총부채를 2조6천억원대로 낮출 방침이다. LG전자 권영수 재경담당 부사장은 "FRN의 경우 4%이하 금리로 발행이 가능한 반면 국내 회사채는 7%대로 차이가 크다며 국내 차입금을 줄여 금융비용을 낮추고 환리스크도 방지하는 이중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이 30%(본사기준,연결기준 60.4%)에 불과한 삼성SDI도 하반기중 4백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60이 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지만 신규투자 수요가 많지 않고 현금보유액이 2천5백억원을 넘는 만큼 금융비용을 추가 지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말 기준으로 1조6천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연말까지 1조3천6백억원대로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회사채 상환(2천6백억원)과 보유현금및 유가증권 처분(1천1백억원),자산매각(1천3백억원) 등을 통해 모두 5천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게 된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