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그간 추진해온 통합신당을 사실상 포기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중심의 '신장개업'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무소속 정몽준 의원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이 노 후보 중심당으로 기울었다는 조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한화갑 대표가 지난달 30일 노 후보와의 정례회동에서 "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노 후보 지지를 표명한 것이나,신당추진위가 신당추진 시한을 15일로 명시한 것은 통합신당이 물건너갔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것들이다. 실제 김영배 신당추진위원장은 2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현 민주당의 재판이 아닌 새로운 인사들과 신당을 만들어 대선에 나설 수 있다"며 "당명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먼저 독자신당을 만든 뒤 합당을 하자고 하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 영입을 전제로 한 통합신당은 물건너 간만큼 일단 당명을 바꿔 노 후보 중심의 신당으로 가되 대선 직전 '정몽준 신당'과 당대당 통합을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측이 정 의원에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협력대상자가 아니라 경쟁대상자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화갑 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정 의원의 민주당 의원 접촉설에 대해 "정 의원이 그런 자세로 나오는 것은 대의가 아니며 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통합신당 무산이 민주당과 정 의원간에 미묘한 대립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