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과거와는 다른 회담 태도를 보이고 있어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8일 이번 회담의 첫 전체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회의에서쌍방은 북남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 합의문 초안을 각각 제기했다"며 "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북측이 회담에 나와 첫 날부터 합의문 초안을 내놓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0년 12월 평양에서 열린 첫 경협위 때는 남북 양측이 전력지원문제로난항을 거듭하다 합의문 도출에 실패, 결국 판문점을 통한 문서교환방식으로 회담이끝난 뒤 1달만에 합의을 이끌어 냈었다. 따라서 북한이 첫 전체회의에서 합의문 초안을 제시함에 따라 이번 경협위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회담 사흘째인 29일 남북 양측이 전체회의를 열지 않고 실무접촉을 가진 것도 남북 양측이 기본적인 입장에서 견해가 일치해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일정과 자구 조정작업만 남겨놓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명균 회담 대변인은 이날 "일부 사안은 의견이 상당히 접근돼 있지만 일부 사안은 의견접근이 더 필요하다"고 말해 남북간에 다양한 부분에서 의견 일치가 있음을 밝혔다. 북측이 이번 경협위에서 이같은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제7차 장관급회담의 연장선에서 이번 회담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장관급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경의선 및 동해안선 철도.도로 연결 등 주요 현안에서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이뤄진 만큼 북측도 남측의 입장 등을 이해하고 회담에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9월 제5차 장관급회담 때 김령성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과 함께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했고 이번 제7차 장관급회담 때 수행원으로 막후에서 진두지휘를 맡았던문창근 북측 수행원이 이번 회담에도 수행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대목은 그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여기에다 내부적으로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북한이 경제개혁의 성공을 위해 경제 분야에서 남측의 적극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도 경제문제를 다루는 이번 회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