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파워브레인] (9) '환경부' .. 환경보호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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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사람들은 외롭다.
정부내에선 각종 개발정책에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조직으로 낙인찍혔다.
국민에겐 환경오염과 국토 난개발을 막지 못하는 '무능한' 집단으로 종종 오해받는다.
생산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 정책을 내놓는다며 기업들이 쏘아대는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고충도 겪는다.
하지만 환경 정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외로운 줄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외로움과 비난, 업계의 끊임없는 압력 등에 시달리면서 단련된 때문일까.
환경부 사람들은 입만 열면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환경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 업무영역에 관계없이 전 직원을 동원해 이른바 '전원 수비, 전원 공격' 방식으로 이해당사자 설득에 나서 결국엔 '승리'를 따낸다.
이들이 환경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강한 인내심을 보유한 것은 그래서이다.
환경부는 이런 내부 결속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21개 정부부처중 주요정책 추진성과 정책추진을 위한 기관역량 민원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만족도 등에서 최고 득점을 해 최우수 중앙부처로 꼽히기도 했다.
김명자 장관은 3년2개월째 수장 자리를 맡고 있다.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일에 있어서는 원칙과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다.
교수출신답게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데 능해 갖은 어려움 끝에 '3대강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힌 환경업무를 무난히 처리하고 있다.
인사는 철저하게 능력을 잣대로 실시해 조직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만의 차관은 내무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다가 여천시장 광주부시장 등을 거쳐 지난 2월 환경부에 입성했다.
지난 80년대 후반 여천시장 시절 여천공단의 환경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면서 전통 행정관료로는 드물게 환경 마인드를 쌓았다.
부하직원들에게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조한다.
장관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는 평이다.
곽결호 기획관리실장은 지난 94년 건설부 상하수도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오면서 환경부와 인연을 맺었다.
물관련 업무만 30년을 한 덕분에 '물박사'란 별칭을 갖고 있다.
수질보전국장시절 현장을 돌며 지역주민들과 밤새 포장마차에서 소줏잔을 기울이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을 마무리했다.
'상호신뢰'를 이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해 환경부의 '살림꾼'으로 통한다.
윤성규 환경정책국장은 김 장관식(式) 인사의 최대 수혜자.
독일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한 윤 국장은 수질정책과장 수질보전국장 등을 거치면서 '3대강 특별법'을 완성시켜 장관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덕분에 아직 '차례'가 아님에도 환경부 선임국장으로 고속 승진을 했다.
빈틈없이 무섭게 일하는 것으로 안팎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융통성이 부족한게 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윤화 대기보전국장은 최근 발표한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대책' 때문에 기업들로부터 '공동의 적'으로 분류된 인물.
깨끗한 공기를 위해선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배출가스를 엄격히 규제할 수 밖에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으며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대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영국으로 가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환경부에 사표를 냈을 정도로 뚝심의 사나이다.
문정호 수질보전 국장은 행시 24회로 내부무에서 출발, 행정조정실(현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심의관실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쳐 환경부에 발을 들여놨다.
수질정책과장 시절 수변구역지정 물이용부담금부과 등의 내용을 담은 한강수계별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배짱이 두둑하고 샤프해 부하 직원들이 많이 따른다.
김영화 자연보전국장은 환경부내 국장중 맏형이다.
육사출신(28기)으로 지방환경청장을 두루 거쳐 현장업무에 누구보다 밝다.
최근 동강 난개발을 막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며 이 지역을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김상일 폐기물국장은 과거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에서 파견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환경부로 복귀했다.
세밀한 성격에 업무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남궁은 상하수도 국장은 프록터앤갬블(P&G) 아시아지역본부 환경담당 본부장을 지내다가 개방형임용제를 통해 공직사회에 들어왔다.
개방형임용제 성공 케이스로 꼽히는 인물로 계약기간내에 땅속에 묻혀 있는 노후된 하수관거를 일제히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