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서 지난 7월 기록적인 500억달러가 빠져 나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처럼 기록적인 증시자금 이탈은 잇단 기업회계부정 스캔들과 도산에 자극받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증시에서 이처럼 돈이 대거 빠져나간데 반해 7월중 채권과 머니마켓펀드(단기금융상품) 쪽으로는 각각 300억달러와 600억달러가 순입(純入)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뉴욕 소재 뮤추얼펀드 분석기관인 스트래트직 인사이트를 인용해 전했다. 미 증시에서는 9.11 테러가 터진 지난해 9월 당시까지는 기록적인 300억달러의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 6월의 경우 증시이탈 자금은 180억달러에 달했다. 펀드 흐름을 추적하는 기관인 리퍼는 잠정 분석치를 인용해 7월중 미 증시에서이탈한 자금이 "최소한 4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리퍼의 돈 캐시디 수석연구원은 "7월중 투자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이들이 더 버틸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 투자자들이 중간결산 결과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음을 확인함에 따라 보유주를 무차별 매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시디는 연기금들이 월드컴과 같은 도산 업체들에 과다하게 투자함으로써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해 지난해 5월 현재 미국의 1억550만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주식 혹은 채권형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IC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상황이 특히 좋지 않았을 때 미국의 주식펀드 가치는2000년 12월에 비해 23% 하락한 2조6천억달러에 불과했다. 증시 자금의 급속한 이탈은 스트래트직 인사이트에 의해서도 뒷받침돼 7월중 500억달러가 미 증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같은 증시자금 대거 이탈이 단기성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트래트직 인사이트의 분석책임자 애비 나시매니는 "이탈 자금 500억달러가 증시 전체 자산의 1.6%에 불과하다"면서 "일단 상황이 진정되면 그간의 사례로 미뤄볼 때 자금이되돌아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자금 이탈이 단기성일 것"이라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 린치도 이달 앞서 ICI 및 펀드흐름 추적기관들인 트림탭스 및 AMG 데이터서비스 분석을 인용해 7월중 증시이탈 자금이 47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본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