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에서 1천억∼2천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달러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FT는 지난해 9·11테러 사태 이후 소원해지기 시작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최근 들어 급속히 악화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사우디 부유층들이 미국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대미 투자규모는 4천억∼7천5백억달러에 달한다. 런던의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내 사우디 자금의 30∼50%가 다른 나라로 투자처를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가치는 지난 6월초 달러당 1백25엔에서 21일에는 1백18.05엔까지 떨어졌다. 사우디와 미 관계는 최근 9·11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사우디 국방장관인 술탄 빈 압둘 아지즈 왕자 등 왕족 3명을 포함한 사우디 자선단체 등을 상대로 테러자금을 지원했다며 1조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급속히 악화됐다. 사우디 바크히트금융자문사의 비시르 바크히트 대표는 "이번 소송이 취하되지 않으면 미국에서는 더 이상 사우디 자금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