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이은 잦은 비로 포도 주산지인 충북 영동.옥천지역 포도가 알이 갈라지는 열과(裂果)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가격까지 폭락,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6일 옥천.영동군과 이 지역 포도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이달 초 노지 포도 수확이 시작됐으나 지난 6일부터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포도 알이 터지는 열과현상이일어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각 군의 자체 분석 결과 이 지역 포도의 20% 정도가 이 같은 피해를 봤으며 비가 그친 뒤 터진 부분이 썩을 경우 각종 병해충까지 번져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도속출할 전망이다. 잦은 비와 낮은 기온으로 포도 소비가 줄면서 값도 폭락했다. 15일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으로 출하된 이 지역 포도의 경락가는 상품(5㎏들이)이 1만-1만2천원, 중품 7천-9천원, 하품 4천-6천원으로 이달 초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농민 손재원(55.영동군 영동읍)씨는 "10일째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약 3천300㎡의 수확을 앞둔 포도가 모두 갈라져 출하가 어려울 지경"이라며 "상자당 1만원을 밑도는 가격으로 따내도 포장재와 운송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각 군 관계자는 "잦은 비로 포도 소비가 줄어든 데다 열과현상이 더번질 것을 우려한 농민들이 앞다퉈 출하에 나서는 바람에 값이 폭락했다"며 "가격보전을 위해 농협과 함께 도시지역 아파트 단지 등에 직거래를 적극 알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에는 현재 6천695농가(영동 4천750농가, 옥천 1천945농가)가 3천241㏊(영동 2천411㏊, 옥천 830㏊)에 포도를 재배하고 있으며 이 중 89.5%인 2천896㏊가 노지에서 재배된다. (영동.옥천=연합뉴스) 박병기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