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미국, 일본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진정하게 방향을 전환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개혁을 위해 외부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FT는 "햇볕과 그늘"이라는 제목의 논평 기사에서 북한이 대대적인 경제개혁을통해 물가와 임금을 급작스럽게 대폭 인상한 조치는 인플레를 초래하고 빈곤층이 재화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지도록 하는 등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의 어느 서방국가 대사는 "중국의 경우 물가와 임금 개혁은 마지막 조치들중 하나다. 중국은 개혁을 매우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시행했다. 북한이 취한 조치들은 훨씬 더 무모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엄청난 노동력을 보유하고 땅과 자연자원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지만 북한은 작은 산악국가로서 이 모든 잇점을 결여했다고 FT는 지적했다. 따라서 FT는 중국이 자족할 수 있었던 반면 북한은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바로 이런점이 북한이 한국,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시급하게 필요한 국제 사회의 각종 지원과 투자는 정치적 개혁과 핵개발포기를 포함한 군사력 감축 없이는 얻기가 어려우며 국제 사회의 대규모 지원이 없으면 북한은 한국의 지원과 원조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고 FT는 말했다. 그러나 FT는 오는 12월에 있을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에는 햇볕정책이 사라지고 미국은 핵사찰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시간을 버는 전술은 김 위원장에게 훨씬 더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