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정풍(鄭風)'과 민주당의 `러브 콜'에도 불구, 당분간 정치행보를 자제할 것으로 12일알려졌다. 정치적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외면적으로 `무덤덤한' 반응이다. 여론 지지도 상승에 대해선 "국민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민주당의 영입 움직임에 대해선"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그치고 있다. 한 측근은 "향후 거취를 당장 정하기 보다 주위의 조언을 구하며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이같은 입장은 정치적 가변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추진중인 신당의 결론이 아직 유동적인 데다, 제3세력과의 연대 가능성 등 변수가 적지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섣불리 거취를 결정할 경우 불필요한 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사정도 감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한나라당이 최근 정 의원을 겨냥, `신(新) 북풍설'을 제기하고 있는데 대해 정 의원 진영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최근 대선 출마를 전제로 내밀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한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11일 수해지역인 낙동강 인근을 방문, 이재민을 위로한 것도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최근 골프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수해가 났는데 골프를 치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대선을 염두에 둔 이미지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함께 정 의원은 최근 후원회 조직을 대폭 확충, 1만명이 넘는 후원회원을확보하는 한편 정책 기능 강화를 위해 모집한 300여명의 정책 인턴도 적극 활용하고있다. 정치권에선 이에 따라 정 의원이 대선 출마 준비는 하되 당분간 신당 참여 및대선 출마 여부 등에 대한 결정을 피한 채 정치권의 향후 기류를 좀 더 지켜보며 최종적인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의원은 13일 AFC(아시아축구연맹) 총회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 15일 귀국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좀 더 정치적 탐색기를 가질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