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지 않게,그러나 부정부패와 국정에는 단호하게.' 8·8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 지도부가 9일 밝힌 향후 정국운영 방침이다. 절대 다수당에 걸맞게 책임정치를 주도해 나가되 현 정부의 권력형 비리와 국정혼선에 대해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모든 것을 추상같이 판단하고 심판하는 국민의 마음을 알고 스스로 몸을 낮춰야 하지만 제1당으로서 국가운명을 책임지고 돌본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부정부패와 비리,무능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따지고 정치도 정화해 나가겠다"며 "중상모략으로 이 나라의 정치를 더럽히는 자들과 맞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후보가 이처럼 공세적 정국 운영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은 8·8 재·보선에서 잡은 승기를 연말 대선까지 놓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의 '5대 의혹' 제기 등 파상공세에 대응할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특히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벼르고 있다. 현 정권의 정책적 공과를 가름할 결정적 잣대로 활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내부적으론 오는 12일 국조계획서 제출→8월 말 예비조사→9월 말 기관보고→10월 초 청문회 개최라는 대체적 윤곽도 짜놨다. 민주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단독 국조 강행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