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종교계 고위성직자들은 6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며 이라크 공격에는 반드시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에 서명했다. 국제가톨릭평화운동단체인 '팍스 크리스티'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달할 이 탄원서에서 "이라크 공격은 부도덕하고 불법"이라면서 이라크에 대한 공격개시에 앞서 유엔 안보리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탄원서는 또 이라크가 최근 제기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재입국 제안을영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이들 양국도 자신들의 화생방 시설을 공개해 신뢰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탄원서는 특히 "세계 최강국들이 유엔 헌장 및 가톨릭의 도덕규범을 위반한 채수용가능한 외교정책의 도구로 전쟁을 고려하고 위협하는 행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팍스 크리스티는 이번 탄원서 서명에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지명자를포함해 2500여 성직자들이 참여했으며, 총리실에 제출될 이번 탄원은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5일 공개된 여론조사에따르면 영국 국민의 절반 가량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참여하는 방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미국의 제재를 반대하는 단체인 `광야의 외침' 소속 미국인 6명은 대(對)이라크 제재 12주년을 맞아 바그다드 주재 유엔지부 앞에서 유엔 제재해제와 미국의전쟁위협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런던.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