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에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규모 업체보다 상장되지 않은 중소업체들이 더 장사를 잘 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섬유.패션 컨설팅 전문회사 엠피아이(MPI)에 따르면 지난 97년 이후 5년간거래소에 상장된 16개 패션전문기업의 매출은 연평균 5% 감소한 반면, 88개 비상장중소업체의 매출은 연평균 18% 늘어났다. 매출이익에서도 비상장 중소업체가 약진을 보여 연평균 20%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나 거래소 상장사는 5년간 매출이익이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재고의 가치가 급락하는 패션산업의 특성상 실질적 경영성과를 보여주는 재고자산회전율.판매율과 경상이익률 등의 지표도 비상장사가 상장사보다 더 높았다. 비상장 중소업체는 패션전문기업이 아닌 대기업 계열사와 비교해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제일모직, LG상사 등 15개 대기업군의 패션부문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 97년 32%에서 지난해 23%로 9%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상장 중소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2%에서 50%로 대폭 확대됐다. MPI관계자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이지 캐주얼 분야만 보더라도 비상장사인지오다노가 최고의 매출액과 재고자산회전율을 자랑하는 등 의류업계 각 부문별 대표기업은 대부분 비상장 중소업체"라고 말했다. 그는 "재고자산회전율 등을 볼 때 이들 업체의 선전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을위한 장부상 수치보다 실질적 경영성과를 올리는 데 주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