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미국민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그에 따라 회복조짐을 보이던 경기가 다시 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더블딥(DOUBLE DIP:이중경기하강)'이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9일 이같은 주제의 기사를 통해 그러한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는 하나 경기의 재하강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가의 폭락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의 시장상황을 어둡게 보면서 이중경기하강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델 컴퓨터는 최근 PC시장이 침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인텔은 올해 3.4분기에 예상되는 소폭의 수요증가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일 뿐 수요가 실제로 많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월드컴의 파산보호신청에 이어 다른 주요 전화회사의 부채상환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경향도 짙게 나타나고 있다. 외견상 실적이 좋게 나온 회사들도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아니다. 단기채는 물론 장기채 마저 팔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준으로 주가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을 때 부터 지금까지 시가총액으로 7조달러의 손실이 났는데도 소비가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또 저금리, 감세, 높은 생산성, 저물가 등으로 경기가 다시 하강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경제분석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J.P.모건의 분석팀은 올해 미국경제가 4%의 견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올해말 께 경기가 다시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전망이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확장.수축기를 추적하는 민간연구기관인 경제조사국(NBER)의 로버트 고든 교수(노스웨스턴대학)는 낮은 금리가 소비를다시 촉진하면서 경기가 다시 하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지난 1980년대 초에 있었던 '더블 딥' 자체가 아주 특이한 현상이었다는 것이 많은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나 폴 오닐 재무장관 등 경제정책의 핵심 인사들도 현재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괜찮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가는 29일 지난 4일 사이 두번째로 폭등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더 오르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현 수준에서 머물 경우 더블 딥우려는 힘을 얻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