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런던에 거주하는 급진적 이슬람 성직자 셰이크 아부 함자 알-마스리(44)를 젊은 미국인 이슬람교도들을미국내 알-카에다 세포조직에 가입시킨 음모의 핵심인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FBI가 시애틀에서 2명의 이슬람교도를 함자 또는 런던북부 핀스베리파크에 있는 그의 이슬람사원과 관련된 혐의로 체포했으며 FBI는 이들이 함자와 함께 "지하드 훈련캠프"를 조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소식통들은 함자의 활동내용이 수사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확인했으며함자와 그의 지하드 캠프 관련혐의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FBI요원들이 수사를 이제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과 싸우면서 양손과 한쪽눈을 잃은 함자는 영국 시민이어서 그에 대한 기소가 이뤄질 경우 미국 정부는 영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해야 한다. 신발폭탄 사건의 리처드 리드와 9.11테러의 20번째 납치범 자카리아스 무사위와도 연결돼있는 함자는 그러나 송환위협을 일축했다. "나는 이미 2년전 영국 경찰에 여권을 압수당해 여행을 할 수도 없고 경찰의 감시를 받으면서 사는 등 포로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그는말했다. FBI의 함자에 대한 수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편에서 싸우다 체포돼 쿠바의 관타나모만 포로수용소에 수감돼있는 런던남부 크로이던 출신 페로즈 아바시를신문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신문은 말했다. 아바시(23)는 컴퓨터전공 학생 출신으로 함자가 설교하는 핀스베리 사원에서 예배를 본 뒤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 아바시는 FBI 수사관에게 시애틀 출신의 흑인 이슬람 운동가로 런던에 살면서핀스베리파크 사원에서 기도도 했던 제임스 우자아마의 안내로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캠프에 인도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자아마(36)의 본명은 제임스 톰슨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함자가 이끄는정치단체의 웹사이트를 위해 일했고 런던에서는 빌랄 아흐메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의 비밀문건에 따르면 우자아마는 함자 대신에 탈레반에 노트북 컴퓨터를 전달했고 함자와 협력해 훈련캠프를 조직한 사람으로 최근 덴버에서 FBI에 체포됐다. 그의 체포는 영국 여권을 소지한 시에라리온 출신 기술자 세미 오스만(32)의 구금에 이은 것으로 오스만은 우자아마가 예배를 봤던 시애틀의 이슬람사원 성직자였다. 오스만은 테러혐의가 아니라 이민법 위반과 총기소지 혐의로 구금됐으며 체포당시 함자가 쓴 글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자는 오스만은 모르나 우아자마는 안다며 그가 자원해서 일했으나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고 말하고 그가 탈레반에 전달했다는 노트북 컴퓨터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말했다. 함자는 또 우아자마가 만들었다는 훈련캠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미국내에는 그런 훈련캠프가 많아서 그것만이 자신에 대한 혐의라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