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이사회 구성이 우여곡절 끝에 매듭됐다. 하이닉스는 24일 오후 7시45분께 경기도 이천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속개,신임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안을 표결에 넘겨 주총 참여주주 98%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집중투표제 도입과 회사 주요사항에 대한 의결정족수 강화 등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안건은 처리를 보류시켰다. 이와관련, 주총 사회를 맡았던 하이닉스 박상호 대표이사는 오후 7시45분께 주총장에 나오자 마자 4건의 안건에 대해 표결처리에 들어가 1분여만에 "채권단 관계자가 채권단 1호(집중투표제), 2호(의결정족수)안건은 보류하고 3호(신임이사 선임),4호(감사위원 선임)안건은 가결시켰다"고 전격 발표하고 폐회를 선언했다. 안건이 처리되자 소액주주들은 "일방적이고 변칙적인 주주총회 결과를 받아들일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로써 하이닉스 이사회는 우의제(전 외환은행 부행장)-박상호(현 대표이사)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6명으로 진용이 짜여질 전망이다. 사내이사는 우의제.박상호 사장 외에 정형량 CFO(최고재무담당임원), 사외이사는 전용욱 중앙대 교수, 장윤종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김범만 포항공대 교수, 김수창 법무법인 K&컴퍼니 변호사, 박시룡 서울경제 신문 논설위원이다. 이중 이동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김수창 법무법인 K&컴퍼니 변호사는 감사위원을 겸임한다. 이번 이사회 구성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지분 67%)를 확보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앞으로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채권단 주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임시주총은 예정대로 오전 10시 열렸으나 소액주주들이 "채권단 대표가 출석해 차등감자를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 오후3시부터 5시간이 넘는 정회사태를 빚으며 파행을 겪었다. 특히 소액주주 모임인 `하이닉스 살리기 국민운동연합'(의장 오필근) 소속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소액주주 대표 40여명이 오후 한때 주총장 단상을 점거하며 의사진행을 저지했으며 회사측 직원들과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회는 "하이닉스 경영정상화는 차등감자를 실시해 주가를 회복시키는게 급선무"라며 ▲대주주(채권단)와 소액주주간의 4:1 정도의 차등감자 ▲부채탕감과 채무상환기간 조정 ▲정치일정.금융논리에 입각한 하이닉스 분할.해체.매각 반대를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주총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기경찰청 소속 전경 1개 중대가배치되기도 했다. (이천=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