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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발상전환 .. 허노중 <한국증권전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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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h@koscom.co.kr 바쁘게 살다보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 인생이 어디에서 출발해 지금 어디쯤 있는지,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사 모두에 대해 일단 의심해보고 새로운 접근법을 찾기보다 남이 규정해 놓은 관념을 옳은 것이라 믿고 그냥 따라가는 인생을 살기 쉽다. 요즘 유행하는 인사중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있다. 신용카드를 많이 쓰면 쓸수록 부자가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 집사람이 백화점 세일 때 물건 많이 사고 '오늘 돈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다. 어제 주식을 손해보고 처분했는데 오늘 주식가격이 더 내렸다고 즐거워한다. 과연 즐거울까. '사업은 전쟁'이라고 말한다. 당면한 문제와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남이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발상전환을 해보면 '사업은 사랑 만들기'다. 즉 사업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돈은 그 결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한다면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주가조작,매점·매석,관련회사간 불공정거래 등이 생기는 이유가 바로 바르지 못한 생각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발상전환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코페르니쿠스와 다윈이다. 중세 암흑시대에는 누구도 감히 신권(神權)에 도전할 수 없었다. 이때 기존의 지구중심사상을 깨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원리를 발표한 코페르니쿠스와 천지창조설을 뒤엎는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의 연구결과는 누구의 상상도 초월하고 있었다. 지구 1천년의 100인으로 뽑힌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모든 사물을 기정사실로 보고 기존 이론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정보기술(IT)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을 할 만한 나라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의 리더이고 모든 IT제품의 최초시험장(Test Bed)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원리 개발과 신제품 발명에 앞장서야 할 입장이므로 기존 원리나 개념에 대해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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