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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목선 탈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 정치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개월간의 여정 끝에 노벨상의 도시 노르웨이 오슬로에 도착했다는 소식이다. 그의 탈출 과정은 영화 웨이백 못잖다. 가발과 변장을 하고 10여 개 군 검문소를 통과했다. 목선을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빠져나왔고, 이곳에서 미군의 호위를 받으며 전용기로 노르웨이로 건너갔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준전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마약 밀매 집단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5000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펜타닐과 코카인이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인근 해역을 봉쇄하고 마약 운반선 20여 척을 격침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소국 가이아나 앞바다의 대규모 유전 때문에 군사 행동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이아나 유전은 하루 생산량이 100만 배럴에 달하는 초대형 유전으로 미국 기업인 엑슨모빌이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마차도의 목숨을 건 대탈출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독재자 마두로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지지하는 여론이 한층 더 강해진 모양새다. 마차도를 수상자로 선정한 노벨위원회가 베네수엘라 민주화 운동에 적잖게 기여한 셈이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