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올해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 27위를 기록했다. UNDP가 24일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 2002'에 따르면 한국은 173개국 중 지난해보다 1단계 오른 27위를 기록해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75년 이후 12단계나 상승해 상위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UNDP가 매년 갱신하는 HDI는 평균수명, 피교육자수, 성인문맹율, 1인당 국민소득 등을 주요 지표로 삼아 삶의 질을 점수로 계량화한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아프리카, 동부 유럽, 구소련 소속 20개 국가는 90년 이후 에이즈와 경제불황, 내전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위 10개국에 포함된 국가는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를 비롯해 스웨덴(2위), 캐나다(3위), 벨기에(4위), 호주(5위), 미국(6위), 아이슬란드(7위), 네덜란드(8위), 일본(9위), 핀란드(10위) 등이다. 하위 10개국은 최하위부터 시에라리온, 니제르, 부룬디, 모잠비크, 부르키나 파소, 에티오피아, 기니 비사우,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순으로 조사됐다.


90년 이후 변화를 보면 노르웨이가 6단계 오르면서 2년째 정상을 차지했고, 스웨덴과 호주도 모두 9단계 오르면서 5위권 내로 진입했다. 반면 미국, 아이슬란드,프랑스 등은 모두 90년 이후 4단계 하락했으며, 일본과 스위스도 각각 5단계와 6단계 떨어졌다.


90년 이후 변화에서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권 국가의 괄목할만한 순위 상승이 눈에 띄었다. 중국이 가장 많은 14단계나 올랐고 한국(8단계), 태국(10단계), 말레이시아(12단계) 등의 순위 상승도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칠레,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중남미 9개 국가도 90년 이후 최소한 5단계 이상 상승했다.


반면 자본주의 경제로 체제를 전환한 동부 유럽 및 중부 유럽 국가와 구소련 소속 국가들은 급속히 순위가 밀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90년 이후 20단계나 하락했고, 몰도바, 타지키스탄도 30단계 혹은 그 이상 떨어졌다. 단지 크로아티아가 1단계 상승했고, 헝가리, 폴란드가 5단계와 8단계 올랐다.


UNDP의 마크 몰러치 브라운 행정관은 "이번 자료는 두 가지를 말해 주는데 첫번째는 끔찍한 반전이 있었다는 점과 두번째는 급속한 발전은 가능하다라는 점"이라면서 후진국은 사회, 정치, 경제 개혁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하고 선진국도 무역기회와 함께 원조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